LH 사례 | 연차별·직급별 생애설계 교육의 핵심 메시지

LH 직급별 생애설계 교육 사례를 통해 연차별로 같은 관심사를 다르게 설계하는 방법을 살펴봅니다. 승진과 은퇴 사이에 있는 15년차를 ‘핵심 중간자’로 정의하고, 교육 메시지와 운영 방식을 맞춤형으로 구성한 과정을 소개합니다.

LH 사례 | 연차별·직급별 생애설계 교육의 핵심 메시지

모호한 15년차를 ‘핵심 중간자’로 다시 정의한 교육 사례

  생애설계 교육을 연차별로 나눠 운영하는 조직에서 가장 설계가 까다로운 구간은 중간입니다. 앞쪽 연차는 다음 단계로 올라갈 준비라는 목표가 분명하고, 뒤쪽 연차는 재직 후반부와 은퇴 이후를 준비한다는 목표가 분명합니다. 중간 연차는 둘 중 어느 쪽으로도 규정되지 않습니다.

LH의 생애설계 교육은 10년 차, 15년 차, 20년 차 세 과정으로 나뉘어 운영됩니다. 이 중 15년 차 과정을 설계하며 고민했던 지점을 정리해봤습니다.

같은 관심사를 직급별 관점으로 바꾼 방법

  세 과정의 키워드는 각각 다르게 잡혀 있습니다. 10년 차는 차세대 리더, 커리어 방향 설정, 동기부여입니다. 20년 차는 핵심 관리자, 소통과 관계, 재직 후반부 설계입니다. 그리고 15년 차는 핵심 중간자, 변화 대응, 긍정적인 마인드셋입니다.

  이 키워드들이 어디서 나왔는지가 중요합니다. 기획자의 판단으로 정하지 않고, 전년도 생애설계 교육 결과 보고에서 확인된 직원 관심도를 근거로 삼았습니다. 그 결과 전 연차의 공통 관심사로 인문학, 재테크, 최신 트렌드, 인생 후반부 설계, 건강, 소통, 경험 활동이 확인됐습니다.

여기서 설계상의 문제가 하나 생깁니다. 관심사는 연차와 무관하게 거의 같은데, 과정은 연차별로 달라야 합니다. 관심사를 그대로 따라가면 세 과정이 사실상 같은 구성이 됩니다. 관심사를 무시하면 참여율이 떨어집니다. 전년도 결과 보고를 근거로 삼은 사업이라면 더욱 무시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주제는 유지하고 그 주제를 다루는 관점을 연차별로 다르게 잡는 방향을 택했습니다.  재무를 예로 들면, 10년 차 과정에서는 미리 준비하는 재무설계로, 20년 차 과정에서는 스마트한 재무설계로 배치돼 있습니다. 15년 차 과정에서는 재무를 개인 자산 관리로 다루지 않고 경제 트렌드로 배치했습니다. 자산 형성이 아직 진행 중이고 은퇴 인출 단계는 아닌 구간에서는, 자기 자산의 관리법보다 외부 경제 환경의 변화를 읽는 관점이 더 유효하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같은 관심사를 연차의 위치에 맞춰 다른 질문으로 바꾼 셈입니다.

'핵심 중간자'라는 규정이 필요했던 이유

  15년 차의 키워드 중 첫 번째가 핵심 중간자입니다. 이 표현을 쓴 이유를 따로 짚어두려 합니다.

15년 차는 조직 내에서 위치가 애매한 구간입니다. 차세대 리더로 불리기에는 지나 있고, 후반부를 설계할 시점으로 보기에는 이릅니다. 승진이 예정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같은 교육장에 앉습니다. 이 상태에서 교육 목표를 성장이나 도약으로 잡으면 절반의 참가자에게는 맞지 않는 메시지가 되고, 후반부 설계로 잡으면 나머지 절반이 자기 이야기로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핵심 중간자는 승진 여부와 무관하게 성립하는 규정입니다. 조직의 위와 아래를 연결하는 위치에 있다는 사실은 직급이 오르든 오르지 않든 달라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규정 아래에서는 두 집단이 같은 메시지를 자기 이야기로 받을 수 있습니다.

  1일차 첫 세션을 변화의 중심에서 나의 역할 찾기로 배치한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교육의 첫 두 시간을 역할 재정의에 쓰고 나면, 이후 세션들이 그 정의 위에 얹힙니다. 순서를 바꿔 경제 트렌드나 인문학을 먼저 배치하면 좋은 강연을 들은 경험은 남지만 그것이 자기 위치와 연결되지 않습니다.

교육 조건에 맞춰 운영 방식을 다시 설계하다.

 교육 시간별 세션 구성

 15년 차 과정은 2일 집합교육이고 차수당 최대 90명, 총 3개 차수로 운영됩니다. 2일이라는 조건만 보면 시간이 넉넉해 보입니다.

  그런데 시간표를 열어 확정된 항목부터 제외하면 사정이 달라집니다. 1일차 오후에 노조와의 대화 1시간과 간담회 1시간이 들어가 있고, 2일차 오전 첫 시간은 사회적 장애인식 개선 교육입니다. 법정 의무교육과 노사 프로그램은 협의 대상에서 빠지는 고정 항목입니다. 여기에 OT와 만족도 평가, 점심시간을 빼면 생애설계 콘텐츠에 실제로 쓸 수 있는 시간은 6시간 정도입니다.

  이 계산을 먼저 해두는 것이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2일을 기준으로 설계하면 세 개 키워드에 각각 충분한 시간을 배분한 구성이 나옵니다. 그런데 그 구성은 현장에서 유지되지 않습니다. 법정 교육이나 노사 프로그램이 예정보다 길어지면 조정 대상이 되는 쪽은 뒤에 배치된 생애설계 세션이고, 강연자에게는 이미 확정해 통보한 분량이 있습니다. 결국 준비된 내용의 일부를 현장에서 덜어내거나 진행 속도를 올려 처리하게 됩니다. 6시간을 기준으로 설계하면 세 키워드를 각각 2시간짜리 세션 하나로 처리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오고, 그때부터 판단이 구체적으로 바뀝니다. 2시간 안에 다룰 수 없는 내용은 아예 넣지 않게 됩니다.

  실제 구성은 그렇게 결정됐습니다. 핵심 중간자는 역할 찾기 세션 2시간, 변화 대응은 경제 트렌드 2시간, 긍정적인 마인드셋은 2일차 인문학 2시간입니다. 키워드 하나에 세션 하나가 대응하는 구조입니다.

교육 규모별 세션 목표

  차수당 90명이라는 규모도 설계를 좌우했습니다. 이 인원에서는 개인별 워크시트 작성이나 조별 실습을 중심에 놓기 어렵습니다. 진행 편차가 커지고 시간 통제가 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세션은 강연형으로 가는 것이 맞습니다.

  다만 강연형이 불리하기만 하지는 않습니다. 이 과정이 목표로 삼은 것은 기술 습득보다 자기 위치에 대한 재정의였습니다. 그렇다면 실습보다 강연이 오히려 적합합니다. 역할 인식은 반복 실습으로 손에 붙는 종류가 아닙니다. 납득하면 바뀝니다.

  그래서 규모를 제약으로만 보지 않고 세션 목표를 그 규모에 맞춰 다시 정의했습니다. 90명이 각자 다른 결론을 내리게 만드는 대신, 90명이 같은 질문을 갖고 나가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잡았습니다. 3개 차수로 나뉘어 총 270명이 참여하는 구조에서는 차수별 편차를 줄이는 것도 중요한 조건이었고, 강연형 구성이 이 조건에도 유리합니다.

연차별·직급별 교육의 핵심은 메시지 설계에서 시작됩니다.

이번 과정을 설계하며 거쳐온 순서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먼저 연차별 관심사가 사실상 동일하다는 조사 결과를 확인하고, 주제를 바꾸는 대신 그 주제를 다루는 관점을 연차에 맞춰 조정하고, 승진 여부와 무관하게 성립하는 역할 규정을 찾아 첫 세션에 배치하고, 2일 대신 실제 가용 시간 6시간을 기준으로 세션 수를 확정하고, 마지막으로 90명이라는 규모에 맞춰 세션의 목표를 다시 정의했습니다.

연차별로 나뉜 교육을 설계해야 한다면 다음 세 가지를 순서대로 점검해보시길 바랍니다.

  • 구간의 규정 : 이 연차를 승진 여부와 무관하게 설명할 수 있는 표현이 있는가
  • 관점의 차별화 : 연차별로 주제를 바꿀 것인가, 같은 주제를 다루는 질문을 바꿀 것인가
  • 실제 가용 시간 : 법정 의무교육과 고정 프로그램을 제외한 뒤 남는 시간은 몇 시간인가

결국 좋은 교육설계에는 청중 분석이 필수적으로 들어가야 하며, 목표 기반으로 역기획 될 때 최적의 교육이 이루어 질 수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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