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문화를 바꾸는 강연기획① | 만족도 높은 강연이 이벤트로 끝나는 이유

조직문화를 모르면 강연은 이벤트로 끝납니다. 교육 참여율, 학습 이탈, 행동 추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강연 기획의 출발점을 점검해보세요.

조직문화를 바꾸는 강연기획① | 만족도 높은 강연이 이벤트로 끝나는 이유

조직문화를 모르면 강연 기획은 감으로 하게 됩니다.

 좋은 강사를 섭외했고, 참석률도 괜찮았고, 만족도 점수도 4점대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한 달이 지나고 세 달이 지나도 조직 안에서 달라진 것은 없었습니다. 강연을 기획해본 HRD 담당자라면 한 번쯤은 겪어봤을 장면입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자연스럽게 다음 번엔 더 좋은 강사를 찾거나 또는  진행 방식을 손보는 방향을 선택합니다. 기획자 개인의 역량이나 판단력 문제로 정리되는 것이죠. 그런데 들여다보면 이건 특정 누군가의 실수가 아닙니다. 거의 모든 조직이 비슷하게 빠지는 구조적인 함정에 가깝습니다.

만족도 높은 강연, 조직이 바뀌지 않는 이유

  McKinsey가 분석한 대규모 조직 변화 시도 가운데 70퍼센트가 실패로 끝납니다. 강연이나 교육처럼 단일 개입은 이보다 훨씬 더 높은 실패율을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중요한 건 이 수치가 보여주는 방향입니다. 무언가를 바꾸려는 시도가 실패하는 것은 예외적인 일이 아니라 준비 없이 시작했을 때 나타나는 당연한 결과라는 것입니다.

 Deloitte의 2023년 글로벌 인적자본 트렌드 조사에서는 흥미로운 격차가 드러납니다. 경영진의  82퍼센트가 조직문화를 경쟁우위로 인식하고 있지만, 실제로 이를 측정하고 관리할 자신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23퍼센트에 그쳤습니다. 중요하다는 건 알고 있지만 어떻게 봐야 할지 모르는 상태, 강연 기획도 정확히 그 자리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직문화를 데이터로 읽는 방법

 조직문화는 손에 잡히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사실은 구성원들이 반복하는 행동의 패턴이고 그 패턴은 데이터로 읽어낼 수 있습니다. McKinsey의 조직건강도지수(OHI)는 리더십, 동기부여, 학습 방식, 책임 문화 같은 요소를 43개 경영 실천 항목으로 세분화해 측정합니다. HRD 담당자가 매일 들여다보는 LMS와 HRIS 안에도 이와 비슷한 역할을 할 수 있는 데이터가 이미 쌓여 있습니다. 그 데이터를 강연 기획 전에 들여다보는 사람이 많지 않을 뿐입니다.

 데이터를 봐야하는 건 알겠지만 어떤 데이터를 봐야할지 몰라 망설이는 분들을 위해 강연을 기획하기 전에 살펴보면 좋을 데이터를 세 가지로 추려봤습니다. 새로운 시스템이나 별도 예산없이 지금 갖고 있는 데이터를 조금 다른 시선으로 들여다보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강연기획 전, 꼭 확인해야 할 조직문화 데이터 3가지

교육 참여율 편차

  부서별, 직급별로 참여율을 나눠보면 전사 평균과의 격차가 드러납니다. 특정 부서가 분기마다 반복적으로 낮게 나온다면, 그냥 바쁜 팀이어서일 수도 있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일정이 맞지 않거나, 콘텐츠가 그 부서 업무와 맞닿아 있지 않거나, 리더가 교육 참여를 크게 독려하지 않는 문화일 수 있습니다. 어느 쪽인지는 조금 더 들여다봐야 알 수 있지만, 편차가 눈에 들어온다는 것 자체가 다음 강연을 어디서부터 설계해야 할지 첫 번째 실마리가 됩니다.

  수집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LMS나 HRIS에서 기간과 부서를 필터링해 수강 이력을 다운로드한 뒤 부서 코드를 기준으로 참여율을 계산하면 됩니다. 별도 LMS 없이 엑셀로 교육 신청을 받는 조직이라면 신청자 명단과 조직도 데이터를 사번 기준으로 매칭하는 방식으로도 충분합니다. 처음 한 번 양식을 잡아두면 이후부터는 분기마다 같은 작업을 반복하면 됩니다.

학습 이탈·미완료 이유

  교육에 등록했다가 중간에 이탈하거나 끝까지 완료하지 않은 사람들이 왜 그랬는지를 모아보는 작업입니다. 이탈 이유가 특정 카테고리에 반복적으로 몰린다면, 그 주제나 형식이 조직이 지금 받아들이기 어려운 무언가를 건드리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좋은 강연도 시점이 맞지 않으면 조직 안으로 스며들지 못하고 그대로 흘러가버리기 때문입니다.

  LMS를 운영하고 있다면 진도율이 일정 수준 이하에서 멈춘 인원을 추출하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여기에 이탈 시점에 보내는 짧은 메일이나 메신저 설문을 하나 붙이면 됩니다. "콘텐츠 난이도", "일정 충돌", "업무와의 관련성 부족", "분량 과다" 정도의 선택지면 충분하고, 답변율이 낮더라도 몇 번 누적되면 패턴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강연 후 행동 추적 비율

  올해 진행한 강연 목록을 펼쳐놓고, 그 가운데 사후에 행동 변화를 추적한 강연이 몇 개나 되는지 세어보는 일입니다. "사후 설문을 3개월 뒤에 다시 보냈는가", "현업 매니저에게 변화 여부를 물어봤는가", "행동 체크리스트를 미리 만들어뒀는가" 이 세 가지 질문에 예, 아니오만 표시해보면 됩니다. 한 시간이면 끝나는 작업이지만, 결과를 보면 생각보다 많은 조직이 세 가지 모두에서 아니오가 나옵니다.

  이 비율이 낮다는 건 데이터가 없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강연을 기획하는 시점부터 효과를 확인할 장치를 설계해두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강연이 이벤트로 끝났을 때, 왜 그랬는지를 사후에 설명하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조직문화를 읽는 순간, 강연기획이 달라집니다.

  세 가지 모두 새로운 시스템이나 예산 없이 지금 당장 해볼 수 있는 작업입니다. 그리고 이 데이터를 강연 기획 전에 한 번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기획의 출발점이 달라집니다. 조직이 지금 어느 지점에 막혀 있는지, 어떤 형식의 교육을 잘 소화하는지, 지금까지 어떤 강연이 흔적을 남겼는지가 보이기 때문입니다.

  다음 편에서는 이렇게 읽어낸 데이터를 강연 기획으로 번역하는 방법을 다룹니다. 강사 섭외보다 결과 정의가 먼저여야 하는 이유, 그리고 Kirkpatrick과 McKinsey의 두 프레임워크를 하나의 기획 프로세스로 엮어내는 과정입니다.

참고 자료 및 출처

  • McKinsey & Company, Why do most transformations fail? 
  • Deloitte, Global Human Capital Trends 2023
  • McKinsey & Company, Organizational Health Index (O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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