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문화 기획 | 현업 적용이 안 되는 기업교육의 구조적 문제
기업교육이 현업에 적용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기업형 행동 설계 훈련 사례를 통해 실행 구조 설계 방법과 조직문화로 연결되는 HRD 역할을 정리합니다.
기업교육은 왜 현업 적용으로 이어지지 않는가?
많은 조직이 상당한 시간과 비용을 들여 교육을 진행하지만, 정작 배운 내용이 업무 현장으로 전이되는 경우는 드뭅니다. 영국 인사관리협회(CIPD)의 2023년 조사에 따르면, 학습 내용이 현업에 적용되도록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조직은 7%에 불과합니다. 이는 단순히 사후 관리가 부족해서 생기는 문제가 아닙니다. 근본적인 원인은 설계 단계에서 '실행'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점에 있습니다.
기존 교육은 '무엇을 가르칠지'에 집중한 나머지 학습자가 현업에서 '어떻게 지속해나갈지'의 문제는 개인의 몫으로 남겨두었습니다. 당연하게도 실행을 점검할 구조나 전이 경험을 나눌 구조가 없는 상태에서 교육이 성과로 이어지기를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이처럼 교육이 업무로 이어지지 않는 근본적인 원인은 실행의 책임을 개인의 의지에 맡기는 구조적 결함에 있습니다. 개인의 의지는 실행을 시작하게 하는 계기는 될 수 있어도 그 지속을 담보하지는 못합니다. 조직 핵심 역량의 변화 속도가 급격한 지금, 개인의 동기에만 의존하는 교육은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습니다.
이제 HRD의 과제는 단순한 동기부여를 넘어, 배운 내용이 업무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쓰이고 조직의 자산으로 남게 하는 '실행 구조'를 설계하는 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기업형 행동 설계 훈련은 어떻게 실행을 만드는가?
실행을 만드는 기업형 행동 설계 훈련 사례로 오현호 작가의 '굳이 프로젝트'를 소개합니다. 굳이 프로젝트는 실행이 중단되는 원인을 개인의 의지 부족이 아니라 '실행을 계속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환경(구조)의 부재'에서 찾습니다. 굳이 프로젝트는 실행을 지속하기 위해 실행 단위를 아주 잘게 나누고, 미션 기록, 공유, 점검으로 이어지는 촘촘한 운영 체계 안에 학습자를 배치합니다. 실행의 조건을 마음가짐이 아닌 공간, 관계, 반복 주기 같은 외적 요소로 설정함으로써 개인의 기분에 좌우되지 않고 실행이 이어지는 구조를 구축한 것입니다.
[캐스팅코드 강연기획 사례 - 굳이 프로젝트 w/오현호 작가]
실제 굳이 프로젝트의 사례를 통해 잘 짜여진 구조가 실행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점을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계단만 올라가도 숨이 차던 사람들, 꾸준히 운동해본 경험조차 없던 사람들이, 특출난 한두 명이 아니라 70명이 넘는 사람들이 마라톤을 완주했습니다.
성공의 핵심은 세 가지 설계 원칙에 있었습니다.
- 첫째, 날짜가 정해진 목표를 정합니다. 대회 일정이 확정되면 오늘 해야 할 행동이 자연스럽게 도출되기 때문입니다.
- 둘째, 같은 조건의 동료가 실행하는 과정을 계속 보게 합니다. 바로 옆에서 변화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목격하면서 참여자들의 기준이 바뀌게 됩니다.
- 셋째, 혼자 두지 않습니다. 소그룹 단위로 서로 점검하고 공유하는 흐름을 만들어, 목표가 개인의 다짐에만 머물지 않게 합니다. 즉, 실행을 개인의 의지에 맡기지 않고 구체적인 구조를 설계하여 자연스럽게 목표 달성으로 이어지게 만든것입니다.
기업교육은 어떻게 조직문화가 되는가?
이제 마라톤이 아닌 '교육을 통한 조직의 변화'의 관점으로 구조를 옮겨보겠습니다. 굳이 프로젝트의 세가지 설계 원칙을 교육에 적용해보면 다음과 같은 설계가 필요합니다.
- 첫째, 교육 목표를 '무엇을 아는가'가 아니라 '현업에서 무엇을 다르게 하는가'라는 행동 수준으로 정의해야 합니다. 목표가 행동으로 명시되어야 실행 설계의 방향이 잡힙니다.
- 둘째, 실행 과정을 공유하고 점검하는 구조를 기획 단계에서 미리 확정해야 합니다. 점검 주기와 방식을 사후에 덧붙이면 실행은 다시 개인의 자율로 돌아갑니다. LinkedIn Learning의 2025년 보고서에 따르면, 관리자가 자신의 성장을 실질적으로 도왔다고 응답한 직원은 15%에 그칩니다. 이 간극을 좁히기 위해 교육 전 관리자와 소통하고, 교육 후 점검 과정에 관리자가 개입하는 방식까지 운영 설계에 포함해야 합니다.
- 셋째, 성과 측정 기준을 만족도가 아닌 행동 변화와 결과물로 삼아야 합니다. 만족도 조사는 교육의 질을 보여줄 뿐 효과를 증명하지 못합니다. 실제 행동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어떤 결과물이 나왔는지를 기준으로 삼아야 설계 방향이 흐트러지지 않습니다.
즉, 개인이 기록하고 미션을 수행하며 만든 실천이 팀 안에서 공유되고, 관리자의 피드백을 거쳐 제안서나 업무 가이드라인 같은 가시적인 결과물로 이어지며 개인의 경험을 넘어 조직의 변화로 이어지게 됩니다.
실행 구조와 조직문화를 설계하는 HRD 역할
이제 HRD의 역할은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행정 업무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교육이 종료된 이후에도 실행이 지속되도록 구조를 설계하고 그 결과가 조직 전체의 자산으로 남게 만드는 것까지가 HRD의 본질적인 과업이 되고 있습니다. 굳이 프로젝트가 보여주듯, 개인의 의욕을 높이는 것보다 의욕과 상관없이 실행이 이어지게 만드는 구조가 조직에 더 깊고 오래 남을 수 있기 때문에 교육이 끝난 자리에 무엇을 남길 것인지, 그 물음에 구조로 답하는 것이 지금 HRD에게 주어진 과제입니다.
출처
- 영국 인사관리협회(CIPD, Chartered Institute of Personnel and Development), Learning at Work 2023 보고서
- 링크드인 러닝(LinkedIn Learning), 2024 & 2025 Workplace Learning Report
- 오현호, 굳이 프로젝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