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조직개발(OD) 핵심과제① | 관리자 축소 시대, 리더십 공백을 메우는 3가지 기준
관리자를 줄인 조직에서 리더십은 오히려 부족해지지 않을까요? 구글의 관리자 감축 사례로 관리와 리더십을 구분하고, 조직개발(OD) 담당자가 리더십 공백을 메우기 위해 점검할 세 가지 기준을 정리했습니다.
관리자를 줄인 조직에서 리더십은 오히려 부족해지지 않을까?
구글이 관리자 1/3을 줄인 이유, 우리 조직도 다음 차례일까?
구글은 2025년 8월 전사 미팅에서 지난 1년 동안 소규모 팀을 담당하던 관리자를 35% 줄였다고 밝혔습니다. 정리해고가 아니라 관리 직책에서 물러난 인원 상당수가 개별 기여자로 역할을 바꿔 남은 조치였습니다. 사람이 줄어든 것이 아니라 관리자라는 계층이 줄어든 것입니다.
관리자를 줄인다고 해서 조직에 필요한 리더십까지 줄어드는 것은 아닙니다. AI가 가져간 것은 조율 업무이고, 판단하고 책임지는 리더 역할은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이 역할을 누가 이어받을지 정하지 않은 채 계층만 줄이는 경우입니다. 조직문화·인재개발 담당자가 먼저 정해야 할 것은 관리자를 줄일지 여부가 아니라, 남은 리더 역할을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맡길지입니다.
이 변화는 구글만의 사례가 아닙니다. 메타와 인텔, 아마존도 같은 기간 관리 계층을 줄였고, 2022년부터 2025년까지 미국 상장사 전체의 관리자 수는 6.1% 감소했습니다. Gartner는 2026년까지 전체 조직의 20%가 AI를 활용해 구조를 평탄화하면서 현재 중간관리 직무의 절반 이상을 없앨 것으로 전망합니다. 이 글에서는 그 판단을 세 단계로 나누어 살펴보겠습니다.
관리자 업무 중 AI가 가져간 것은 조율 업무입니다.
관리자의 업무를 항목별로 나누어 보면 의사결정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습니다. 관리자는 팀원의 업무 진행 상황을 취합하고, 일정과 우선순위를 조정하고, 상위 조직과 팀 사이에서 정보를 전달하고, 그 내용을 보고 문서로 정리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씁니다. AI와 협업 도구가 가장 먼저 대체한 영역이 바로 이 업무들입니다.
그래서 관리 계층을 줄이는 판단 자체에는 근거가 있습니다. 조율 업무가 자동화되면 관리자 한 명이 담당할 수 있는 인원은 늘어나고 의사결정 단계는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자동화되지 않은 나머지 업무입니다. 구성원에게 업무의 맥락을 설명하고, 판단의 근거를 남기고, 개별 구성원의 상태를 확인하고, 불확실한 상황에서 결정을 내리고 책임지는 업무는 AI가 대신하지 못합니다.
이 업무를 누가 맡을지 정하지 않은 채 계층만 줄이면 조직은 곧 같은 문제를 겪습니다. 조직은 구성원에게 권한을 위임했다고 공지하지만, 구성원은 어디까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지 기준이 없어 판단을 다시 위로 올립니다. 계층은 줄었는데 의사결정은 여전히 한 곳에 몰리고, 구조를 평탄화한 조직이 기대한 속도를 얻지 못하는 원인도 여기에 있습니다.
관리가 줄어들수록 리더십은 더 필요해집니다.
문제를 정확히 보려면 관리와 리더십을 나누어 정의해야 합니다. 관리는 정해진 절차를 실행하고 자원을 배분하는 업무이고, 리더십은 방향을 제시하고 구성원의 신뢰를 확보하는 업무입니다. 많은 조직이 이 두 업무를 팀장이라는 하나의 직책에 함께 맡겨왔기 때문에, 관리자가 줄면 리더십도 함께 줄어든다고 판단하기 쉽습니다.
실제로는 반대입니다. AI가 조율 업무를 가져갈수록 조직에 남는 일은 판단 기준을 세우고, 변화의 이유를 설명하고, 구성원의 성장을 관리하는 리더 역할에 집중됩니다. 관리자 수가 줄어드는 것과 무관하게 조직이 필요로 하는 리더십의 총량은 오히려 늘어나는데, 정작 그 역할을 맡던 직책은 줄어든 상태입니다. 그렇다면 이 공백을 어디서 메울 수 있는지가 다음 질문이 됩니다.
리더십 공백은 조직도 밖에서 메울 수 있습니다.
AIHR이 발표한 11 HR Trends for 2026은 이 변화를 "관리는 줄어들고 리더십은 확장된다"로 정리하면서, 조직이 공식 직책 중심의 리더십에서 비공식적이고 분산된 리더십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진단합니다. 이 진단의 근거로 인용된 Pielstick의 2000년 연구를 보면, 공식 리더와 비공식 리더를 161개 변수로 비교했을 때 공유 비전, 소통, 관계, 공동체, 지도, 인성 여섯 개 영역 모두에서 비공식 리더가 더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2025년 미국 근로자 조사도 같은 방향을 보여줍니다. 관리자 본인이 평가한 자신의 리더십 수준은 높았지만, 자신의 관리자가 효과적이라고 답한 직원의 비율은 3분의 2에 미치지 못했고 자신의 리더를 존경한다고 답한 직원의 비율은 54%에 그쳤습니다. 반면 현재 관리 직책은 없지만 리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답한 구성원의 비율은 78%로, 공식 관리자와의 차이는 8%p에 불과했습니다.
두 조사를 함께 놓고 보면 결론은 분명합니다. 조직 안에는 이미 리더 역할을 하고 있지만 조직도에는 표시되지 않은 구성원이 있고, 관리 계층을 줄이는 국면에서 이들을 확인하지 못하면 조직은 줄어든 관리자 수만큼 리더십 공백을 그대로 감수하게 됩니다. 따라서 조직개발의 과제는 관리자 수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관리 업무는 AI와 프로세스로 옮기고 리더십 업무는 더 많은 구성원에게 나누어 맡기는 구조를 만드는 것입니다.
AI 시대, OD담당자가 점검할 3가지
이 구조를 만들기 위해 조직개발 담당자가 지금 확인할 수 있는 항목은 다음 세 가지입니다.
비공식 리더는 어떤 경로로 육성해야 할까?
첫째, 비공식 리더를 확인하고 육성하는 경로를 기존 승진 경로와 별도로 설계합니다. 승진을 통해서만 리더를 공급하는 방식은 관리 계층이 줄어드는 순간 작동을 멈추기 때문입니다. 조직은 직책을 부여하지 않더라도 영향력을 인정하고 역량을 키우는 경로를 따로 마련해야 합니다.
관리자의 역할을 어떻게 다시 정의해야 할까?
둘째, 관리자가 자신의 역할을 다시 정의하는 워크숍을 운영합니다. 관리자가 자신의 업무를 모두 적은 뒤 AI가 대체할 수 있는 업무와 사람이 해야 하는 업무로 구분하게 하는 방식입니다. 관리자는 이 과정에서 자기 역할의 중심을 어디로 옮겨야 하는지 확인하고, 조직은 어떤 관리 업무를 먼저 자동화할지 판단할 자료를 함께 얻습니다.
조직 안의 비공식 리더는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셋째, 조직도와 별도로 영향력 네트워크를 조사합니다. 구성원이 업무상 조언을 구하는 상대와 판단을 신뢰하는 상대를 확인하는 방법입니다. 조사 결과가 조직도와 크게 다르다면, 그 차이가 현재 조직에서 리더십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리더 역할을 누구에게 맡길지,
이제 조직개발 담당자의 과제입니다.
구글이 공개한 35%라는 수치는 관리자를 줄이라는 권고가 아닙니다. 관리와 리더십을 하나의 직책에 묶어두었던 기존 설계가 더 이상 유지되기 어렵다는 신호에 가깝습니다. 관리 업무가 줄어든 만큼 리더 역할을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맡길지 정하는 일이 지금 조직개발 담당자에게 남아 있습니다.
다만 이 과제는 제도를 바꾸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관리와 리더십이 서로 다른 일이라는 인식을 관리자와 구성원이 먼저 공유해야 새로운 역할 배분이 받아들여집니다. 많은 조직이 이 단계를 건너뛰고 제도부터 손대기 때문에, 역할 재정의 워크숍을 열기 전에 같은 문제 인식을 만드는 자리를 두는 편이 효과적입니다. 강연을 기획한다면 이 지점을 주제로 잡을 수 있습니다.
[ 이번 주제에 딱 맞는 추천 특강 ]
AI와 함께 일하는 시대의 조직과 리더십
김지현 · SK 경영경제연구소 부사장
AI 도입 이후 달라지는 조직의 일하는 방식과 리더의 역할이 궁금하다면, 강연 소개를 확인해보세요.
강연 소개 보러가기출처
- CNBC, Google Executive Says Company Has Cut a Third of Its Managers (2025) — 소규모 팀 관리자 35% 감축
- Lepaya, The Great Flattening: Middle Management Cuts in the AI Era (2026) — 2022~2025년 미국 상장사 관리자 수 6.1% 감소
- Gartner, Top Priorities for HR Leaders (2026) — AI를 활용한 조직 구조 평탄화 및 중간관리 직무 축소 전망
- AIHR, 11 HR Trends for 2026: Shaping What's Next (2026) — Trend 11. Leadership Expands as Management Shrinks
- Pielstick, C.D., Formal vs. Informal Leading: A Comparative Analysis, Journal of Leadership Studies, 7(3), 99–114 (2000) — 161개 변수 기반 공식 리더·비공식 리더 비교
- CivicScience, Pulse of the U.S. Workforce Report (2025) — 관리자 효과성 인식 및 비공식 리더 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