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조직개발(OD) 핵심과제② | 선언된 조직문화를 성과로 연결하는 3가지 기준
조직문화가 있는데 왜 성과로 이어지지 않을까요? CHRO의 47%만 자사 문화가 성과를 이끈다고 답한 이유와, 선언한 문화를 실제 행동으로 연결하기 위해 OD 담당자가 점검할 세 가지 기준을 정리했습니다.
핵심가치는 왜 평가표와 성과 대화까지 내려오지 않을까?
CHRO 절반이 "우리 문화는 성과와 상관없다"고 답했다.
Gartner가 2025년 7월 CHRO 222명에게 현재 자사의 조직문화가 직원의 성과를 견인하고 있는지 물었을 때, 그렇다고 답한 비율은 47%였습니다. 각 조직에서 핵심가치를 정의하고 문화 제도를 설계하며 그 결과를 경영진에게 보고해온 담당자들의 절반 이상이 자사의 문화가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Gartner는 이 문제를 2026년 CHRO의 4대 우선순위 중 하나로 올리면서 문화 형해화(culture atrophy) 대응이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문화가 사라진 상태가 아니라, 선언은 남아 있지만 실제 업무에서 작동하지 않는 상태를 가리키는 표현입니다.
문화가 멈추는 이유는 대개 가치를 잘못 정의해서가 아닙니다. 문화를 선언하는 자리와 문화를 확인하는 자리가 분리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선언은 타운홀과 사내 게시물에서 이루어지지만, 구성원이 조직의 기준을 실제로 확인하는 자리는 평가표와 관리자와의 면담입니다. 이 글에서는 두 자리가 왜 벌어지는지, 그리고 조직개발이 그 사이를 어떻게 연결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
직원이 모르는 것은 가치가 아니라 행동 기준입니다.
많은 조직이 핵심가치를 정의하고 사내에 게시합니다. 담당자는 그 가치를 온보딩 자료에 넣고, 타운홀에서 언급하고, 시상 부문의 이름으로 사용합니다. 그러나 같은 가치가 평가 문항과 승진 요건, 회의 안건, 관리자의 피드백 언어에까지 반영된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직원 응답을 보면 그 결과가 드러납니다. 조직문화가 자신의 성공에 도움이 된다고 답한 직원의 비율은 43%, 조직의 가치에 개인적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느끼는 직원의 비율은 48%였고, 무엇이 자사의 문화를 움직이는지 알고 있다고 답한 직원의 비율도 절반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업무 수준으로 내려가면 수치는 더 구체적입니다. 어떤 행동이 조직이 지향하는 문화에 부합하는지 알고 있다고 답한 직원의 비율은 49%, 자신의 업무 프로세스가 조직의 가치를 뒷받침한다고 답한 직원의 비율은 40%였으며, HR 조직의 43%도 자사의 시스템과 가치가 어긋나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이 수치들이 말하는 것은 직원이 회사의 가치를 모른다는 사실이 아닙니다. 직원은 그 가치를 자신의 업무에서 어떤 행동으로 옮겨야 하는지 모르고 있습니다. 문제는 가치의 내용이 아니라 가치를 행동으로 바꾸어주는 장치가 없다는 점에 있습니다.
선언한 기준과 실제 기준이 어긋날 때 생기는 일
이 장치가 없는 상태가 이어지면 구성원은 두 개의 기준을 동시에 마주합니다. 하나는 조직이 공식적으로 선언한 기준이고, 다른 하나는 실제로 평가와 보상에 적용되는 기준입니다. 두 기준이 어긋날 때 구성원은 자신에게 실제 결과를 주는 후자를 따르고, 선언된 가치는 업무 판단에서 밀려납니다.
두 기준이 벌어지는 데에는 속도 차이도 작용합니다. AI 도입과 조직 재구조화, 근무 형태 변경처럼 업무의 전제 조건은 빠르게 바뀌지만, 핵심가치 문구와 평가 체계는 몇 년째 그대로인 경우가 많습니다. 일하는 방식이 먼저 바뀌고 문화가 뒤늦게 따라가면서 간격이 쌓이는 것입니다.
Gartner는 이 간격을 점검할 때 문화 촉진 요인(culture catalysts)과 문화 충돌 요인(culture collisions)을 구분하라고 제안합니다. 협업을 핵심가치로 내세우면서 평가는 개인 성과만으로 진행하는 제도가 있다면, 그 제도는 문화 충돌 요인에 해당합니다. 이런 경우 조직은 문화 캠페인을 다시 진행하기보다 해당 제도를 수정하는 편이 빠릅니다.
OD가 맡아야 할 부분은 선언이 아니라 연결입니다.
문화를 선언하는 일은 경영진이 할 수 있습니다. 반면 선언한 문화가 실제 업무 행동으로 나타나게 만드는 일은 조직개발 담당자가 맡게 됩니다. 특히 관리자가 성과 대화에서 쓰는 언어가 바뀌지 않으면 문화는 현장까지 도달하지 않습니다. 구성원이 조직의 기준을 가장 자주, 가장 구체적으로 확인하는 자리가 관리자와의 면담이기 때문입니다.
설계 방식도 함께 봐야 합니다. 경영진이 정의한 가치를 그대로 전달하는 방식보다, 구성원이 자신의 업무에서 좋은 일의 기준이 무엇인지 직접 정의하게 하는 방식이 더 오래 유지됩니다. 구성원은 가치를 자기 업무의 언어로 바꾸어 본 뒤에야 그 기준을 실제 판단에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AI 시대, OD담당자가 점검할 3가지
선언과 확인을 연결하기 위해 조직개발 담당자가 지금 확인할 수 있는 항목은 다음 세 가지입니다.
핵심가치가 평가 기준과 얼마나 연결돼 있을까?
첫째, 핵심가치와 평가 기준이 얼마나 연결되어 있는지 점검합니다. 방법은 단순합니다. 담당자가 자사의 평가 문항 중 핵심가치와 연결된 항목이 몇 퍼센트인지 계산해보면 됩니다. 이 비율이 낮다면 문화가 약한 것이 아니라 문화를 측정하는 장치가 없는 것입니다.
관리자는 성과 대화에서 어떤 문장을 써야 할까?
둘째, 관리자가 성과 대화에서 사용할 문장을 정리합니다. 담당자는 각 핵심가치에 대해 권장하는 행동과 지양하는 행동을 구체적인 문장으로 작성해 관리자가 면담에서 그대로 쓸 수 있게 해야 합니다. 가치가 추상적인 문구로만 남아 있으면 관리자는 그 언어를 피드백에 사용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선언한 기준대로 판단했는지 어떻게 확인할까?
셋째, 분기마다 조직이 선언한 기준대로 실제 판단이 이루어졌는지 점검하는 설문을 진행합니다. 이 설문은 만족도 조사와 다릅니다. 지난 분기에 팀이 내린 결정 중 핵심가치와 충돌한 사례가 있었는지를 묻는 방식입니다. 이 질문이 반복되면 구성원은 문화를 평가 항목이 아니라 판단 기준으로 인식하게 됩니다.
문화는 선언이 아니라 매일의 성과 대화가 증명합니다.
47%라는 수치는 문화 관리가 실패했다는 결과가 아니라, 문화를 선언하는 자리와 확인하는 자리가 아직 연결되지 않았다는 신호입니다. 평가 문항과 성과 대화, 분기 점검이 같은 기준을 가리키기 시작하면 문화는 다시 성과와 연결됩니다. 조직개발 담당자가 손대야 할 곳은 가치 문구가 아니라 이 세 지점입니다.
다만 제도를 손보기 전에 먼저 맞춰야 할 것이 있습니다. 우리 조직의 문화가 지금 어디에서 어긋나 있는지를 경영진과 실무자가 같은 근거로 보고 있어야 제도 수정에 동의가 생깁니다. 인상이나 경험담으로 문화를 이야기하면 논의가 취향 문제로 흐르기 쉽습니다. 문화를 주제로 강연을 기획한다면, 문화를 데이터로 진단하는 방법을 공유하는 자리로 설계하는 편이 이후 제도 개선까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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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Gartner, Gartner Says CHROs' Top Priorities for 2026 Center Around Realizing AI Value and Driving Performance Amid Uncertainty (2025) — 2025년 7월 CHRO 222명 설문, 47%가 자사 문화가 직원 성과를 견인한다고 응답
- Gartner, Top Priorities for HR Leaders (2026) — 23개 산업 CHRO 426명 기반 4대 우선순위
- Gartner, How CHROs Can Make Culture Tangible Every Day (2026) — 직원 인식 관련 수치 및 culture catalysts·culture collisions 개념
- Gartner, 2026 CHRO Priority: Strengthen Culture to Power Performance (2026) — 업무 변화 속도와 문화 변화 속도의 격차 분석